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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기관 개혁, 국세청이 남았습니다. 슬기롭고 우직하게 밀어붙이겠습니다.>


국세청을 흔히 4대 권력기관이라고 합니다. 검찰이 기소독점권으로 권력을 휘두르는 것처럼 국세청은 세무조사라는 막강한 무기를 지니고 있지만, 검찰과 달리 적폐청산과 권력기관 개혁에서는 한 발 비켜 있었습니다. 개혁에서 벗어나 있었던 이유는, 국세청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과세정보 비밀주의 뒤에 숨어 세무조사를 무기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업 세무조사도 대상부터 조사결과까지 모두 비공개입니다. 공정위나 금융위가 문제가 되는 기업과 조사결과를 공개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국세청을 이용해 기업들을 협박했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만,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유야무야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국감에서 그 ‘비밀의 숲’에 들어갔습니다. 세정협의회라는 조직이 나왔습니다. 일선 세무서장들이 관내 납세 기업인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한다는 명목으로 수십 년간 세정협의회를 운영하면서, 기업들의 편의를 봐주고 때로는 표창을 수여해서 세무조사를 면제해주는 대가로 퇴임 후 연간 최대 5억 원으로 추정되는 고문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세정협의회 문제가 그간 세상이 드러나지 않았던 이유는 국세청이 과세정보 비밀주의 뒤에 숨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국세청은 세정협의회 명단 제출을 요구하면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세정협의회  기업이 고용한 세무서장 출신 고문 현황을 제출하라는 요구에는 개인 과세정보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국세청은 자료요구를 거부하는 대신 질의를 막는 데 모든 역량을 동원했습니다. 세정협의회 문제를 질의하기 위해 신청한 국감 증인들은 국세청이 움직이자 불발됐습니다. 저와 의원실 보좌진들은 수많은 전화를 받았고, 의원실로는 하루에도 몇 명씩이나 저와 보좌진들의 지인이 찾아왔습니다. 국세청은 전청 차원에서 세정협의회가 국감 이슈가 되는 것을 막으려 했습니다.


‘비밀의 숲’ 속에는 세정협의회 문제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국세청은 신한금융지주회사를 세무조사하는 기간 동안 신한은행이 국세청 직원에게 낮은 이자로 대출을 해주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일선 세무서장들은 비슷한 직급의 다른 기관에서는 없는 여성 비서들을 두고 있었고, 공용차를 배정받고 있었습니다. 장막 속에서 성추행 피해자는 자살을 했고, 조직적인 2차 가해 정황도 있습니다. 여기에 내부 폭력 사건은 무마되고, 상사가 직원에게 개인적인 일을 시키는 전근대적인 조직문화도 되고 있었습니다.


권력을 가진 집단이 국민의 감시에서 벗어나 있으면 부패는 막을 수 없습니다. 국세청을 비밀의 숲으로 만들어 놓은 철저한 과세정보 비밀주의에 대해 조세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를 상대로 과세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질의를 했고, 기재부 장관에게 긍정적 답변도 얻었습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목표와 방향이 정확해야 합니다. 국세청을 투명하게 만드는 일과 국세청 내부의 적폐를 없애는 일이 국세청을 개혁하는 방향입니다. 국세청을 동원한 권력의 입김을 차단하는 것과, 자신의 권력으로 자신의 이익을 쫒지 못하도록 하는 것, 오로지 국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만드는 것이 국세청 개혁의 목표입니다.


4대 권력기관 중 개혁에서 빗겨 있던 국세청 개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슬기롭고 우직하게 최선을 다해 성공시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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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0-07 21: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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