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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 빠르다

시간 빨리지나간다는 말은 하면 바보인 것 같다. 엄연히 뻔한 진리인데 새삼 읖조리는 것은 바보같은 짓일 터. 그래도 현실인 것을 어떻게 하나.

   

누구처럼 새해가 되었다고 희망을 노래한 것이 언제던가벌써 일 년이 속절없이 지나가고 새해를 맞아 하려고 했던 몇가지 일들은 반의 반도 시작도 못하고 또 어영부영 살다가 다 써버렸으니여름 장미꽃잎처럼 팽팽하고 빛나던 나의 꿈은 어느새 시들었고 다시 찬바람에 가시마저도 숨구멍을 닫아야 하는 때가 되었다

   

   

  시간이 이다지도 빨리 흐르는 것은 우리가 시간에 이정표를 만들어놓지 않기 때문이라고 프랑스의 작가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지만 사실 우리 선조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이정표를 만들어놓고도 제대로 보지 못했기에 이처럼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를 하는 것일게다

   

옛날 중국 오나라 풍속에제야가 되면 어린아이들이 거리를 누비면서 바보 사려하고 외치고 다녔다고 하는데 요즘 우리나라에서 꼭 필요한 새로운 일자리 아이디어일지 모르겠다그러나 저러나 코로나로 다니기나 할 수 있을는지.

   

한참 전에 맞은 60이라는 나이에서 60이란 숫자를 과거로 묻어버리고 나이를 새로 세어보자고 했는데그것은 그동안의 삶은 과거로 돌리고 다시 삶을 시작해보자는 생각에서였다일본의 민권운동가인 우에키 에모리가 그랬다고 하지 않는가?

   

미래가 가슴에 있는 자그를 청년이라고 하고 과거가 가슴에 있는자그를 노년이라고 한다.”

 

어떻게든 다시 시작해보자 다시 

최립의 시처럼

   

이제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시작하면 

모자란 점을 보완할 수 있으리니

굼벵이처럼 느긋하게 행동하며 

검버섯 노년까지 잘 가보자고요

-최립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즉 시간을 적분하지 말고 미분을 하면, 정말로 시간이 길어지고 온갖 아름다운 즐거움도 그 속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터이니 다시 시간을 재보고 시간을 새롭게 대하는 것이다. 그게 연말이라는 시간의 분기점을 만들어놓은 이유가 아니겠는가?

   이동식 (전 KBS 해설위원실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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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12-29 17: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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