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최종 득표율은 77.77%. 2위 박용진 후보가 얻은 22.23%에 비해 50% 이상 격차가 난다. 선거에서 한 후보자가 70% 이상 득표하거나, 1위와 2위 후보 사이에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차이가 나면 비정상적 선거라고 평가한다. 잠재적 리더가 성장할 수 없는 환경이거나, 독재자든 패거리든 선거를 좌우할 수 있는 권력이 존재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의원이 다양한 사법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상적인 선거 이상의 표 차이로 당선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이 민주당과 국민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민주당이 이재명 의원을 당 대표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민주당의 보수성이다. 제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는 47.8%를 득표하여 48.6%를 득표한 윤석열 후보에게 0.8% 차이로 패배했다. 역대 대통령 선거를 통틀어 2위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와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 높다. 민주당으로서는 새로운 리더를 선택하고 육성하는 험난한 과정보다, 검증된 이재명에게 당 대표를 맡겨 밭을 일구게 하는 게 편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개딸로 불리는 약 20만 명으로 구성된 ’재명이네 마을‘도 한몫했다. 진보층의 여론을 주도하는 이들을 등지고, 민주당이 정국을 주도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이재명 의원의 노림수이다.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자와 이재명 후보의 차이는 24만 7,077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6개의 사법리스크이다. 이들 중 단 1개라도 유죄를 받으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이재명은 이들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방탄복을 걸치기로 작정하게 된다. 2022년 6월 1일에 실시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텃밭인 인천 계양을에서 당선되었다.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확보하는 순간이었다. 이번에 당 대표에 당선됨으로써, 경찰이나 검찰이, 마음대로, 수사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민주당의 보수성과 방탄복을 원하는 이재명의 의도가 만들어 낸 결과가 바로 이재명 당 대표이다.
참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다음과 같다.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특혜 및 비리 의혹, 쌍방울 그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백현동 아파트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경기도지사 시절 아내 김혜경 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김문기 사건’ 및 ‘백현동 협박 사건’과 관련된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검찰 기소].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2024년 총선과 2027년 대선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재명 대표의 줄기소와 재판이다. 이재명 대표의 범죄를 부각해 2024년 제22대 총선과 2027년 제21대 대선에서 승리하려는 목적에서, 윤석열 정부와 민주당이 이재명의 기소와 유죄 판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6개 의혹 중 1개라도 유죄를 받게 되면, 그야말로 민주당은 소멸 직전까지 가게 된다. 이재명 대표를 지키려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파괴하려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이 두 편이 강 대 강 대치를 계속하면 손해는 국민이 보게 된다. 살아남으려는 자와 우위를 점하려는 자가 벌이는 피 말리는 정쟁에서, 민생정치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의원을 당 대표로 선출한 것은 민주당 최대 실수이다. 0.8%인 24만 7,077표 차이의 패배와 역대 대선후보 득표율 2위에 매몰되어, 이재명 개인의 낮은 경쟁력을 간과하였다는 의미다. 정치 초년생인 윤석열 후보에게 패하였다는 것이 바로 낮은 경쟁력의 명확한 증거이다. 형수 쌍욕 사건, 전과 4범, 그리고 앞에서 지적한 6대 범죄 의혹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약점으로 작용하는데 말이다. 민주당이 사는 길은 한 수만 앞을 내다보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리스크에 대비해서, 권력의 분산과 예비 리더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부응해서 강성지지층과 국회의원들의 근시가 고쳐질까? ‘아니요’에 500원을 거는 유권자가 더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