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최병규 교수의 벼루이야기 (1)
  • 김한동 동부본부장
  • 등록 2022-10-07 13:41:54
  • 수정 2022-10-24 16:33:52
기사수정
  • ‘연치’란 ‘벼루에 미친 바보’
  • 벼루란 격이 높은 문방구



문방사우의 총아 벼루는 문방사우 가운데서도 가장 매력적인 품목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여러 다양한 색깔의 자연석으로 만들어진 벼루는 붓종이와 함께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나라들에서 문방사우(文房四友) 내지는 문방사보(文房四寶)로 불리며 문인사대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였다무인들이 검()을 사랑하고 아끼듯 문인들은 벼루를 무척이나 귀중히 여기고 아꼈다자고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문인들 중에는 벼루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애착으로 연치(硯痴)”로 불리어지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연치벼루에 미친 바보라는 뜻이다예로부터 완물상지(玩物喪志)라고 하였듯이 연벽(硯癖)도 병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들이 이렇게 벼루에 미쳐버린 사람으로 지칭되면서도 그것을 부끄러움으로 여기지 않았던 것은 벼루가 금은보화와 같은 세속적인 재물이 아니라 격이 높은 문방구였기 때문이다이런 문방구에 대한 애착과 욕심은 유가적인 청렴함과 담백함을 추구하던 동양의 선비문인들에게도 큰 흉이 아니었다






문인들의 벼루에 대한 예찬은 그 역사가 매우 깊다그 가운데 중국 북송(北宋초기의 문인 소이간(蘇易簡, 958-997)을 빼놓을 수가 없다그는 북송의 문인사대부로 『문방사보(文房四譜)』란 책으로 유명하다이 책은 이른바 문방사보(文房四寶)로 칭해지는 필(), (), (), ()을 최초로 한데 묶어 차례대로 자세히 언급한 서적에 해당한다문방사보란 말이 이 책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송대 초기에 이미 붓벼루종이먹을 하나로 보아 문방사보로 통칭하였음을 알 수가 있다그는 이 책에서 말하길, “네 가지 보배 가운데 벼루가 으뜸이다. 붓과 먹과 종이는 모두가 세월과 함께 없어지지만 오직 벼루만이 평생을 함께 할 수가 있다.(四寶硯爲首,筆墨兼紙皆可隨時收索,可與終身俱者,惟硯而已.)”라고 하였다주로 돌로 만들어진 벼루의 특성으로 보면 이 말은 매우 수긍이 가는 말이다

또 비슷한 시대인 북송의 시인 당경(唐庚, 1070-1120)이 지은 『고연명서(古硯銘序)』에서도 벼루의 덕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예찬하였다.

 

벼루는 붓과 먹 등과 함께 그 출처는 서로 가까우나 오직 수명에 있어서는 서로 가깝지가 않다붓의 수명은 날로 계산하고먹의 생명은 달로 계산되지만벼루의 수명은 세대(世代)로 계산된다. 그 몸체를 두고 말하자면, 붓은 가장 날카롭고 먹은 그 다음이며벼루는 가장 둔한 것이다이는 어찌 둔한 자가 장수하고 날카로운 자가 요절함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겠는가또 그 쓰임을 두고 말하자면 붓은 가장 동적(動的)이고묵은 그 다음이며벼루는 가장 조용한 자이다이 또한 어찌 고요한 자는 장수하고 요란스러운 자는 요절함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겠는가나는 여기서 양생의 도를 얻었도다.



-벼루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최병규 교수님께서 벼루이야기를 해주시기로 약속하셨습니다. 


벼루이야기는 매주에 한 번씩 연재됩니다. 다음 주부터는 화요일에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최병규 교수님 약력





전공분야 중국문학

안동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연구실 인문3201

담당과목기초중국어회화, 중국문학사, 스크린을통한 실용중국어, 중국고전소설

전화054-820-5626

이메일bgchoi@andong.ac.kr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후원안내
안동시 다자녀가정 상수도 사용료 감…
안동미래교육지구
경북도청_240326
남부산림청
산림과 산불조심
예천교육청
소방전문회사 디엔알
안동고등어빵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권기창 안동시장의 새로운 시도, '의전간소화' 안동시는 유달리도 행사가 많다. 행사때마다 내빈소개에 지겨운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시민들은 내빈 소개로 너무 피로감을 느끼고 있어서 민원이 폭증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하는 내빈들은 내빈소개에 앞서 미리 도착해 인사를 하는 것이 도리이며, 시민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시민들의 생각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시민을 존중해야 문.
  2. 안동 시민들, 너무 많은 통장·반장 노인회장 수 줄여라! 안동시의 노인회장, 통장, 반장의 수가 너무 많다. 안동시 노인회장은 545명, 통장은 800여명, 반장은 3,000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통장의 년 수입액은 6,080,000원이라고 한다. 기본수당 400,000원, 상여금 400,000원 년 2회, 그리고 회의 참석수당 20,000원을 년 24회 지급한다. 안동시 옥동의 통장의 연령을 살펴보면 20대와 30대의 통장은 보이지 않고, 40.
  3. 안동시의회 9선이라는 괴물! 안동시의회가 난장판이다. 행정사무감사로도 충분할 일을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씩이나 만들 필요가 있었나 묻고 있다.  안동시의회 9선 시의원지자체 장의 권한이 커서 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기에 힘이 약하다는 말이 무색하다. 조용히 업무처리를 위한 과정을 거쳐도 될 일을 안동시시설관리공단에 새로 부임한 이사장과 본부장에...
  4. 국민건강보험공단, '하늘반창고 키즈' 사업 시작으로 사회공헌활동 시작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은 지난 4.30일 공단 대표 사회공헌 '하늘반창고 키즈'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선포식을 가졌다.'하늘반창고 키즈' 사업은 전년도에 출생한 복지시설 입소아동들을 선정하여 성인(만 18세)이 될 때까지 지원하고, 전국 178개 지사에서 해당 시설과의 결연 후 매 분기 방문봉사활동을 통한 지속적 ...
  5. 선관위에서 '압수수색'을 할 권한 없어! 안동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3월 8일 보도된 '김형동 의원 선거운동원 조사 '에 대한 보도에 대해 지금까지 확인한 사실 외에 어떤 행위도 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A신문사에서는 김형동 의원의 22대 총선을 위한 선거 관계자들이 보험설계사무소로 위장된 사무실에서 김형동 의원의 지지를 독려하는 전화와 문자를 돌린 혐의를 ...
최신뉴스더보기
한샘리하우스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