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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창덕궁 벼루 특별전의 힘
  • 임영희 편집국장
  • 등록 2023-08-05 18:37:55
  • 수정 2023-08-05 18: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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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최병규 안동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최병규 교수



1973년 문화재관리국 주최로 서울 창덕궁에서 벼루전시회가 열렸다


이 벼루전시회는 당시 내로라 하는 한국 명사들이 소장한 전국의 명연들 가운데 엄선된 100 여점의 벼루들만이 선을 보였다


당시 출품작들은 삼성 창업주 이병철 등 재계와 문화계의 유명인사들이 가보와 같이 간직하던 벼루들이었는데 월간문화재에서는 고연백선이란 이름으로 책자로도 출간하였다

곧이어 몇년이 지나 1976년부터 수년간 우리 학계에서는 벼루를 주제로 한 석사논문들이 쏟아졌고, 그 외에도 이미 작고한 원로 벼루소장가 오재균, 권도홍씨의 벼루 서적들도 각각 1976년과 1989년 세상에 나왔다


이들 저서는 유사이래 최초로 한국인에 의해 지어진 우리 벼루에 관한 전문서적이었다

이런 분위기 아래 1990년대 초까지는 공직자가 퇴임시엔 으례 벼루를 선물해주었고, 당시 우리나라 벼루가 일본 등지에도 많이 수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은 오직 경제발전에만 집중한 나머지 벼루같은 옛 물건에는 더이상 관심이 없었다

한국의 벼루산업도 그로부터 완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몇 십년이 지나 2019년에 경주문화원장을 역임한 기자 출신의 손원조씨가 경주에다 국내유일의 벼루박물관을 세웠다

손씨는 그전에도 벼루 1000여점 이상을 모아 /세상에 이런 일이/ 티비 프로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리고 원로시인 이근배씨도 작년 서울의 한 화랑에서 50년간 애지중지한 벼루 천여 점 가운데 100여점을 전시하였는데, 그는 한국의 열혈 벼루수장가로 이름이 높다

두 사람은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두 원로 벼루수집가로 우뚝 서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구동성으로 모두 1973년 창덕궁 벼루전시회를 보고 크게 감동을 받아 물불을 가리지 않고 벼루를 수집했다고 한다


특히 이씨는 당시 30만원하던 이중섭의 소그림은 쳐다보지도 않고 당시 자신의 집이 250만원인 시절 선뜻 100만원을 들여 벼루 하나를 샀다고 한다

이씨가 소장한 벼루들은 하나하나가 문화재급의 귀한 유물들이다

이들은 당시 서른 남짓한 청년 시절 선배 명사들이 간직한 벼루 한두점에 홀려 평생 천 점 이상을 모으며 벼루에다 인생을 바친 것이다

전시회의 힘이 이렇게도 무서운가 보다



그도 그럴것이 벼루는 옛날부터 韓中선비문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해 벼루와 사랑에 빠진 옛 문인들의 일화도 부지기수다

그리하여 벼루는 文人雅士들이 벼루를 밭을 삼아 글을 경작하는 직무의 터전이자 雅趣로 여겨져 그것을 수집함도 선비들의 고상한 취미이자 본분이며 운명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젠 어린 시절 벼루를 직접 사용하던 나이든 어른들도 많이 세상을 하직하고

한국화나 서예를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벼루에 관심있는 이들을 찾기 힘든 현실이 되어버렸다





이근배 시인과 벼루 (최병규 교수 블로그 제공)


그러나 인근 중국의 상황은 우리와는 좀 다르다

중국은 전국 각 성에서 지역별 벼루를 생산하고 벼루제작기술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도 등록시킨 바가 있다

역시 중국은 전통문화에 대한 애착이 우리보단 한수 위인듯하다

조선시대 선비들도 인정하였듯이 우리 벼루의 질과 예술성이 한때 중국을 능가했었지만 어쩌면 아마도 머지 않아 한국벼루가 완전히 우리들의 관심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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