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딱 1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하루에 1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독서? 운동? 근사한 저녁 식사? 애인과의 데이트?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놀이? 아마 ‘일을 더 하겠다’라고 답하는 이는 극소수일 것이다.(잠을 더 자면 더 잤지!)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 것들은 아마도 시간이 부족해 뒤로 미뤄 둔 활동일 테고.
양극화, 과로, 저출생, 기후 위기,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
이 모든 건 결국 ‘시간’의 문제
회사 일이 바쁠 때 기꺼이 야근을 감수하고 주말 출근도 불사하는 A와 어린 자녀의 하원 시간에 맞추어 매일 오후 다섯 시에 퇴근해야 하는 B가 있다. 당신이 고용주라면 어떤 사람을 뽑겠는가? 둘 중 한 명을 승진시킨다면? 두 자녀의 엄마로서 일과 돌봄의 양립을 위해 힘쓰고 있는 저자는 성별, 소득, 돌봄 의무가 자유 시간의 현저한 차이를 불러옴은 물론이고 일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한다.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위해 자기 시간을 포기하는 것이 경쟁의 이점이 되고 심지어 일종의 자격으로 변질되기도”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돌봄에 시간을 빼앗겨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지 못하는 사람은 낙오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00여 년 전 어느 사회 개혁가의 외침,
“8시간의 노동, 8시간의 수면, 8시간의 자유”를 다시 생각하다
‘바쁨’이 가치가 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더욱 분주히 살아간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트렌드모니터에서 한국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시간 부족을 경험했다고 한다. 주목할 점은,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수(30.5%)보다 심리적 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사람(63.3%)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앞서 살폈듯 사람들은 과로에 시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쉬는 시간마저 알차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을 느낀다. 자유 시간까지 어떻게 보낼지 계획하고 조직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온전히 일하고, 쉬고, 사랑하기 위해
시간에 관한 새롭고 담대한 상상이 필요할 때!
다시 ‘인간의 모든 활동은 시간을 들이는 일’이라는 시간의 근본 특성으로 돌아가자. 시간 주도권을 일에 저당 잡힌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는 수밖에 없다. 저자가 사회 각 영역에서 ‘시간 불평등’을 조명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의 시간은 항상 다른 사람의 시간과 연결되어 있는 상호적인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시간을 빼앗거나 그들의 시간을 우리 시간보다 덜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그들의 시간에 대해 아주 형편없는 보수를 지불한다면, 이 사람들은 우리보다 덜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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