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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빌런들 : 당신이 소비하는 사이, 그 기업들은 세상을 끝장내는 중이다
  • 임영희 편집국장
  • 등록 2024-06-13 11: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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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최초, 최첨단이라는 말 뒤편에는
착취당하고, 뒤흔들리고, 파괴된 것들이 있다








『시장의 빌런들』은 세계를 주무르는 거대 기업들이 저질러 온 악행, 부도덕의 역사를 소개하는 책이다. 시장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는 그들은 부주의와 태만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수많은 목숨을 앗아 갔으며, 성과와 효율을 맹목적으로 좇아 노동자를 부품처럼 갈아 넣고, 뻔뻔한 갑질과 시장 논리를 무시하는 어리석은 판단으로 우스꽝스러울 정도의 흑역사를 남겼다. 이 책에서는 흩어지고 지워져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그 사건·사고의 전말을 《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가 경쾌하고도 힘 있는 어조로 들려준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업의 존재 목표는 결국 단 하나, 이윤 추구다. 나이키처럼 정정당당하고 코카콜라처럼 유쾌하며 아마존처럼 혁신적인 이미지의 기업이라도 근본적 성격에는 차이가 없다. ‘비용 최소화, 이윤 극대화’의 돈벌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명과 환경, 사회적 책임과 인권 등에 관한 문제는 피하거나 눈감아야 할 장애물일 뿐이다. 저자는 세계경제의 대표 주자 격인 24개 기업의 흑역사를 조목조목 짚어가며 이미 몸집이 커질 대로 커진 거대 기업들을 감시하고 통제할 방법이 소비자의 적극적인 행동과 연대뿐임을 강조한다.



바야흐로 거대 기업 전성시대
인권, 환경, 윤리는 뒷전인 ‘반쪽짜리’ 성공 신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몸집을 불린 기업들이 전 세계를 쥐고 흔든다. 슬로건 “Just Do It”이 떠오르는 나이키 운동화, 세계 각지에 거대한 매장을 보유한 월마트, 멋을 아는 사람들의 필수품 아이폰. 끝없이 쏟아지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일상을 빈틈없이 꿰차고, 정교한 광고가 세련되고 혁신적이며 믿음직스러운 이미지를 소비자의 머릿속에 주입한다. 하지만 그 ‘연출된 이미지’ 이면에는 여러 ‘떳떳하지 못한’ 모습, 흑역사가 존재한다. 저자가 말하듯 기업의 최종 목표란 결국 고객의 행복도, 세계 평화도 아닌 이윤 추구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세계경제의 얼굴과도 같은 국내외 24개 거대 기업의 흑역사를 일목요연하게 풀어낸다. 대외적 이미지를 가꾸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기업들이기에 부정적 사건과 이미지가 한번 세상에 공개되더라도 곧 가려지고 쉬쉬되기 마련이다. 인권, 환경, 시장 질서에 끼친 악영향은 막대하지만, 그 전모를 파악하기 어렵고 결국 소비자의 기억에서 멀어져 가기도 한다. 이완배 기자는 거대 기업이 저지른 악행의 배경부터 후일담까지를 간결하게 정리해 생생하게 들려주며 화려한 이미지 세탁에 가려진 기업의 본모습을 직시하고 기억하도록 독자를 이끈다.



나이키, 코카콜라부터 대우그룹, 폭스콘, 도쿄전력까지
당신의 삶과 우리의 세상을 위협하는 빌런 기업 열전


이 책에서는 겉과 속이 다른 기업의 위선을 성격에 따라 세 부로 나누어 제시한다. 먼저 1부 「파괴와 죽음을 생산하다」에서는 베트남전쟁에서 사용된 고엽제의 제조사로 악명높은 몬산토, 전 세계의 곳간을 틀어쥐고 기아를 불러오는 4대 곡물 메이저 기업, 맹목적인 비용 감축으로 후쿠시마 원전 참사를 초래한 도쿄전력 등 부주의와 태만, 혹은 고의적 외면으로 건강과 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을 끼친 기업들을 다룬다.
2부 「삶과 존엄을 훼손하다」에서는 나이키의 아동 노동 착취 사례를 비롯해 억압적 근로조건 아래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동자들을 숨기기 바쁜 폭스콘, 업계 1위를 고수하면서도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노조 결성을 막아 온 아마존 등 효율과 성과만을 좇는 과정에서 노동권과 존엄성을 짓밟은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3부 「세상을 속이고 뒤흔들다」에서는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비밀주의를 고수하며 전 세계의 검은돈을 끌어모은 UBS, 끝을 모르는 탐욕으로 문어발식 경영과 회계 조작을 일삼다가 무너져 내린 대우그룹, 정권과 유착하여 여론을 조종하고 한 국가를 수렁에 빠뜨린 메디아셋 등 비리와 부정으로 사회를 좀먹은 기업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나이키 운동화, 애플 스마트폰, 아마존 무료배송…
행복한 소비의 빈틈을 파고드는 불편한 이야기


“기업은 이윤을 위해 반인륜적인 만행을 저지르곤 한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확인된 이를 막을 방법은 단 한 가지, 바로 소비자들의 뜨거운 연대뿐이다.”

운동복, 운동화를 넘어 전 세계 패션 트렌드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며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누리는 나이키.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깨끗하고 공정한 기업이라는 인식을 널리 퍼뜨리고 있지만, 나이키도 1990년대에 하청이라는 말 뒤에 숨어 아동 노동자를 시간당 6센트에 불과한 임금으로 착취한 과거가 있다. 파키스탄의 어린이가 바닥에 앉아 축구공을 바느질하는 사진이 시사 잡지 《라이프》에 실리면서, 무관심 속에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아동 노동 착취가 세상에 공개되었던 것이다. 해당 보도 이후 불매운동을 비롯한 소비자들의 적극적 반발이 일어났고, 매출이 실제로 급락하기 시작하자 나이키는 황급히 노동 환경 개선에 나서 나름의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저자는 기업이 치밀한 홍보 활동으로 덮어 둔 광경을 드러내고 기억하는 한편, 부도덕을 응징하고 사회적 책임의 이행을 요구함으로써 나의 삶, 나아가 온 세상을 손에 쥔 기업들에 맞서는 것은 소비자만이 해낼 수 있는 일임을 상기시킨다. 곡물, 음료부터 의약품, 건설, 금융에 이르는 각 분야의 이권을 쥐고 흔드는 기업들을 법과 규제의 힘만으로 통제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 나가며 소비자의 책무를 이해하고 연대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구매 버튼을 클릭하는 손, 마트로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 더 신중해질지도 모른다.



#거대기업 #시장의빌런들 #사회적불평등 #이윤추구 #환경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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