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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 임영희 편집국장
  • 등록 2024-03-14 11: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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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결국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다



정치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국회도서관 제공
『민주주의에 반대한다』 『자유주의』의 저자
제이슨 브레넌이 안내하는 정치철학 입문서


오늘날 국내 정치권의 세태는 증오와 혐오에 가깝다. 거리에는 상대 정당을 비난하고 꼬리 잡는 현수막이 댓글처럼 나부끼고, 뉴스와 토론 프로그램 속 정치인은 연신 반대를 위한 반대 발언을 펼친다. 이들에게서 나오는 ‘정의’며 ‘진실’과 같은 말은 어쩐지 현실과 동떨어져 피상적으로 들린다. ‘경청’은 ‘듣지 않겠다’ 혹은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로 해석되는 듯하고, 재난과 참사는 이들의 책임 전가, 보복 정치 앞에서 그 수단이자 배경으로 활용된다.

이런 현실에서 이 책 『정치란 무엇이어야 하는가』의 등장은 반갑다. 이 책은 자유, 평등, 권리 등 널리 쓰이지만 오용되어온 개념을 다시 살펴보는 정치철학 입문서로, 다양한 정치적 개념을 현실의 사례로 풀어 소개한다. 특히 존 롤스를 비롯해 로버트 노직, 이사야 벌린, 장 자크 루소, 존 로크, 데이비드 슈미츠 등 정의에 관한 이론을 받아들이는 철학자 및 정치 사상가의 찬반 주장이 담겨 있다.

20세기 중반 이후 존 롤스로 대표되는 진보적 자유주의가 서구의 정치철학을 주도해왔다. 현실 정치에서는 여전히 진보와 보수가 서로 겨루며 정권을 주고받지만, 학계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그 결과 정치철학 입문서 또한 진보적 자유주의의 관점에서 저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은 특정한 관점에 치우치지 않고 이슈를 다루고 있다. _옮긴이 해제 중

저자 제이슨 브레넌은 『민주주의에 반대한다』를 통해 민주주의를 하나의 도구로 바라보며 유권자를 호빗, 훌리건, 벌컨 세 유형으로 나눈 것으로 유명한 정치철학자다. 그는 정치철학자로서는 드물게 자유지상주의를 지지하는데, 20세기 중반 이후 서구 정치철학계를 주도해온 존 롤스의 진보적 자유주의의 관점에서 쓰여온 기존의 정치철학 입문서에서 벗어나, 특정 관점에서 서술하려 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권리란 무엇인가? 자유와 평등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추상적인 개념을 정교하게 바라보는 시도


정치철학에서 사용하는 기본 개념들, 예를 들어 자유, 평등, 박애와 같은 개념들은 길고 긴 오남용의 역사를 갖고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선동가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중의 입맛에 따라 혹은 그저 별다른 생각 없이 이런 용어를 남발한다. 오남용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_본문에서

총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는 자유, 평등, 정의, 정부, 사회, 재산권, 시민권 등을 주요하게 다룬다. 2장 「정의의 문제와 권리의 본질」에서 저자는 존 롤스를 인용해 사회를 “상호 간의 이익을 위한 협동체”로 규정하고, 정치철학의 목적이 사회제도의 기본 틀, 즉 “상호 협력의 조건”을 궁구하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4장 「재산권」에서는 인간의 자유와 밀접한 재산권, 사유재산제도의 효용성을 설명한다. 이는 8장 「경제적 자유에 대한 범위」와 이어지는데, 사유재산권의 한계에 대한 찬반 논쟁을 각각 『자유 시장 공정성(Free market fairness)』의 저자 존 토마시(John Tomasi)와 롤스 철학의 권위자 사무엘 프리먼(Samuel Freeman)의 논증에 기초하여 소개한다.

여기에 옮긴이의 친절한 해제를 통해 정치철학의 목적, 성격, 과제를 비롯하여 각 장의 핵심 주제, 이와 연계하여 생각해볼 만한 문제를 소개한다. 크게 ‘권리와 재산권’, ‘자유와 시민권’, ‘평등과 정의’, ‘사회, 국가, 정부’로 묶어 본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배경지식을 살펴본다.

정치철학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정치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 올바르다고
여길 수 있는 조건을 찾아내는 것


우리는 수백 수천 개의 도덕적 믿음을 갖고 있는데, 그중 어떤 것은 매우 일반적이고 어떤 것은 구체적이다. 문제는 우리가 이 모든 생각을 동시에 의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껏해야 한 번에 대여섯 개의 생각을 의식할 수 있다. 그 결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매우 다양한 믿음들이 일관성 있는지, 즉 서로 모순되지 않는지 일일이 점검할 수 없다. (…) 이처럼 서로 상충하는 믿음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모순을 해소하는 것이 정치철학의 역할 중 하나이다. _본문에서

정의와 개념을 논하는 정치철학이 당장 내가 먹고사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의는 정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라거나 “정의에 대한 견해는 전적으로 주관적”이라며 논쟁 자체를 포기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는 대부분 정치에 대해 편향적이고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사고한다”는 정치심리학자의 말을 빌려 이 논쟁이 정당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는 각자 “무엇에 얼마나 가치를 부여하는지가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사실을 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철학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정치에 관한 우리의 판단이 올바르다고 여길 수 있는 조건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조건을 찾아내고 충족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치철학을 전공하는 사람뿐 아니라 정치철학이 생소하거나 정치적 견해가 없는 사람에게도 유용하고 실질적인 입문서가 되어줄 것이다.


-알라딘 제공(국회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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