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는 유달리도 행사가 많다. 행사때마다 내빈소개에 지겨운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시민들은 내빈 소개로 너무 피로감을 느끼고 있어서 민원이 폭증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하는 내빈들은 내빈소개에 앞서 미리 도착해 인사를 하는 것이 도리이며, 시민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시민들의 생각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시민을 존중해야 문화사회로, 선진사회로 가는 길이 빨라질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시민 G씨는 "시민들이 내빈 소개를 들으려고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시의원들 인사도 너무 길다. 행사장을 선거를 위한 방편으로 삼아서는 곤란하지 않나?" 라며 시민이 주인인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시는 내빈위주의 행사에서 참여자 위주의 행사로 전환하고, 의전 간소화를 통해 간결한 행사진행으로 행사 주제에 집중할 수 있게 행사 메뉴얼 구체화를 통한 일관성 있는 행사를 추진하기 위해 의전 간소화 메뉴얼을 만들었다.
'의전 간소화'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내빈소개 생략, 개회사 축사 등 인사말 축소 또는 생략, 자율좌석제를 운영하며, 필요시 지정석(최소화)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내빈소개는 원칙적으로 생략한다. 그대신 내빈소개 시 불필요한 멘트는 삼가고, 공식적인 직함과 성명만 소개한다. 축사 등 인사말은 가급적 주요내빈(시장, 시의장, 국회의운 등) 3명 이내로 최소화하고 축사 등 인사말 순서는 내빈 소개순서를 준용한다.
행사주관 대표자는 간략하게 개회사(3분 이내)를 하고 축사는 생략 또는 간략하게 축사(3분 이내)한다. 이러한 사실을 행사 진행 전 사회자가 "행사 간소화"에 대해 참여자에게 설명하게 해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했다.
의식행사, 기념행사 등 공익적 행사나 사회단체 등 자체행사에서는 축사 등 인사말이 가능하다. 하지만 축제성 행사나 간담회, 용역보고회, 각종 교육 등 내부행사에서는 축사등 인사말을 생략한다. 필요할 때에는 마지막 마무리 말씀을 할 수 있지만, 처음, 중간 인사말은 생략한다.
최근 안동시의회 시의원들은 의회에서 축사를 하면서 소개를 하고 있다. 이에 시의원들의 불만도 크다. 행사 때마다 시민들에 얼굴을 알리곤 했는데, 이제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이에 안동시의회 의원들은 행사장에 참석하지 않는 횟수가 늘어났다고 한다.
시민들은 시의원들이 행사장을 찾지 않는 대신 지역구를 잘 챙겼으면 한다고 말한다. 도산면에는 2개월 이상이나 방치된 구멍 뚫린 도로가 있었는데도 그럴동안에 그 지역의 주민들은 해당 시의원들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행사는 열심히 다녔지만, 정작 자신들 지역구에는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시민들의 볼 멘 소리도 있었다.
시의원들이 법적으로 꼭 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하지만, 자신의 지역구를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찾아주어야 하지 않나 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있다. 행사 때마다 의전에 목을 메는 것보다 자신들의 지역구를 한 번 더 찾아보는 시의원들을 시민들은 원하고 있다.
권기창 안동시장의 '의전 간소화'는 말로만 외치다가 조용히 사라질 것이라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지만, 권기창 시장은 결국 의전을 간소화하고, 시의원들의 행사 시작 전 인사를 멈추게 했다. 안동시민들 열명 중 아홉 명은 '의전 간소화'를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한편, 최근 권기창 안동시장의 청렴을 강조한 행정으로 시의원들의 공무원들을 향한 청탁이 현저하게 줄어 들었다고 관계자들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