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치판이다.
이번엔 군복 타령으로 주거니 받거니 꼴불견을 연출하고 있다.
최근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해 군복을 입고 현지 파병부대를 찾은 것을 두고 야권에서는 "누가 대통령인지 모르겠다"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그러자 여권에서는 김정숙 여사의 과거 군복 사진으로 맞대응했다.
지난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여사는 앞서 지난 15일 '김건희'라는 명찰이 부착된 군복을 입고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 부부의 UAE 방문 사진을 올리고 "누가 대통령인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민주당에 복당한 박지원 전 국정원장 또한 전날 KBC ‘여의도초대석'에 출연해 "김 여사가 영부인으로서 활동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렇지만 영부인이 군복을 입고 가시는 것은 본 적이 없다"라며 "잘못하면 김 여사가 대통령 노릇한다는 비판이 곧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출신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역시 재임 당시 군복을 입은 사실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김 평론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숙 여사가 군복을 입은 사진과 문 전 대통령보다 앞서가며 손 흔드는 사진 등과 함께 "대통령 배우자의 군복 착용을 지적하는 분들께 설명이 될 수 있을런지요"라고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숙 여사 또한 2018년 3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UAE 아크부대를 방문했을 때 김건희 여사와 똑같은 군복을 입고 활동했고, 2021년 12월 23일 서해 백령도를 찾았을 때도 해병대 전투복을 입고 나타났다"라며 "이들의 비난은 김정숙 여사의 행적을 되돌아볼 때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온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예상외로 “당연히 입어야 하는 것”이라며 김 여사의 전투복 착용을 옹호, 주목을 받았다.
탁 전 비서관은 1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군복 논란과 관련해 “이건 화제가 될 이유가 없다. 당연한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군부대를 방문할 때 경호처가 사전 통제를 하지만 무기도 있고 저격 위험도 있고 위험 요소가 많기 때문에 동일한 복장을 갖추는 것이 VIP에게는 일종의 원칙”이라며 “폼 내려고 입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 하나는 동질감”이라며 “유니폼을 입는 집단들이 가진 동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입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과거 군복을 입었다며 여권에서 반박한 것과 관련해선 “왜 저렇게밖에 말을 못 할까 생각했다”라며 “김 여사에 대한 비난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면 제가 지금 설명해드린 것 같은 말을 해야지 ‘너도 입지 않았느냐’고 하는 것은 서로 유치하다”라고 꼬집었다.
의복은 그 시대의 정신과 예술적·사회적·경제적·정치적 면에 의해 영향을 주고받는다.
옷(Clothing) 또는 의복(衣服)은 몸과 외모를 보호하거나 꾸미는 것들의 총칭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3요소인 의식주 중 한 부분을 차지하는 의복은 성별, 문화, 지리적 위치,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데 언제, 어떻게, 왜 이것을 착용하기 시작했는지와 관련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사람이 의복을 착용하게 된 동기로는 신체보호·장식·정숙성 등 3가지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 3가지 동기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먼저이며, 가장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오래된 의복의 증거는 러시아에서 발견되었으며, 약 2만5천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모스크바 북쪽에서 발견된 여러 무덤에서는 인체의 뼈대가 포유동물의 상아 구슬 수천 개에 의해 덮어져 있었는데, 이 구슬은 가죽옷에 달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기 프랑스의 동굴에서 뼈로 만든 바늘이 발견되어 바늘 없이는 만들 수 없는 가죽옷의 존재를 추정케 하고 있다.
이처럼 초기 의복은 주로 동물의 가죽 등 유기물이 중심이었다.
옷의 개념은 인간이 다른 생물과 다른 가장 큰 차이이기도 하다.
많고 많은 생물 중에서 유독 인간만이 옷을 만들어 입고 다른 생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옷에 집착한다.
옷이 없으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며 오직 인간만이 알몸을 부끄럽게 여긴다.
중에서도 우리 조상들은 유달리 의복에 대한 예법이 남달랐다.
관혼상제에 따라 의복도 천차만별이었고, 계급과 신분에 따라 의복을 구분해 입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 사회로 접어들며 의복은 그 기능성에다 다양성을 더하며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군부대를 방문하는 이가 영부인이든 누구든 간에, 또 군복을 입고 가든 사복을 착용하고 가든 무에 그리 대수인가.
설사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으로선 처음으로 군복 착용을 하고 군부대를 방문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무슨 흉이 되는 일인가 묻고 싶다.
각설하고, 해외 파병부대를 방문한 영부인의 군복 착용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번 논란은 다분히 악의적이며 정치적 노림수에 불과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국정원장까지 지낸 박지원씨가 김정숙 여사의 해외 주둔 파병부대 및 국내 부대 방문 시 군복을 착용했던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런 그가 김건희 여사의 군복 착용에 대해 ‘영부인이 군복을 입고 가시는 것은 본 적이 없다’라고 호도하는 자체가 악의적인 폄훼를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방송 진행자 역시도 마찬가지다.
방송 진행 전 내용과 관련해 전직 영부인들의 행적을 간단하게 검색해 봐도 사실확인을 할 수도 있는데 함께 박 전 국정원장과 맞장구를 치며 여론 왜곡에 나섰다.
국민은 장기간 지속 중인 코로나 여파와 금리 인상에 따른 고물가, 고유가 등 경기침체로 궁핍한 삶에 시달리고 있는데 국민의 삶을 보살펴야 할 정치인들은 허구한 날 이 같은 짓거리로 짜증을 유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맥락을 정확하게 짚고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절묘한 일침을 날린 글이 있어 덧붙인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군복 착용 방문에 대해 “누가 대통령인지 모르겠다”라며 공개 저격한 데 대해서다.
이를 두고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서민 교수는 “매번 본전도 못 찾는데 좌파는 오늘도 외교 순방에 나선 김건희 여사를 억까(억지로 까내리는)하고, 양산의 김정숙 여사는 댓글을 보며 외친다. ‘제발 나 좀 내 버려둬!’ ”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서민 교수는 지난 17일 ‘끊임없이 고통받는 양산댁 김정숙 여사’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해외를 순방한다. 근데 대통령이 일을 잘해서 40조 투자유치를 받아낸다. 시무룩해진 좌파들, 안 되겠다 싶어 김건희 여사를 깐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명쾌할 뿐만 아니라 단 몇 마디 말로 어쭙잖은 논란을 정리한 듯해 속이 시원할 지경이다.
어찌 됐든 여야 모두 군복 타령은 이쯤에서 그치고, 제발 민생을 보살피는 일에 전력해주길 바란다.
국민이 원하는 게 진정 무엇인지 모른다면 노욕을 접고 정치판에서 은퇴해야 할 것이고,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다.
아울러 다음 총선에선 부디 국민이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제대로 심판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span>허언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