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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계서원이야기 - 2편
  • 임정윤 기자
  • 등록 2024-06-02 02:03:58
  • 수정 2024-06-05 16: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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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호계서원'을 왜 가져다 놓은 건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당시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 원장은 시에서 "호계서원을 국학진흥원에 가져다 놓을 것이다."라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병일 원장은 안동의 정서를 잘 알 수가 없는 인물이다. 안동사람도 아니고 장관을 지냈으나 안동유림들만의 그리고, 안동시민들만의 정서를 알 턱이 없었다. 


김병일 원장은 퇴계를 전국적으로 알려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데에 큰 공을 세운 것을 대단한 것으로 여겼다. 물론 그 업적도 칭송받아야 할 지도 모른다. 



유태규 선생(유림 중 한 분으로 경기도 분당 거주)

안동사람들은, 그리고 유림들은 예안향교가 바로 밑 동네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 줄기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에 퇴계선생의 독향인 호계서원을 지은 것에 대한 반발이 컸으며, 지금까지 계속되어 오고 있다. 



유태규 선생은 "국학진흥원에 서원을 지을 명분이 없다. 지금 이 시대에 서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에 와서 양반의식을 갖고 양반노릇을 낫게 해보자는 건데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썩어빠진 유림이라는, 꼰대 유림이라고 욕먹는 건데, 오히려 유림들이 유학을 잘 공부해서 사회의 모범이 될 일이다. 나랏돈 땡길 수 있으면 나랏돈 땡겨가지고 안동의 미래를 위해 젊은 사람들이 발전할 수 있는 그런 분야를 찾아서 투자를 하고 후진을 양성해야 한다."며 "맨날 양반 자랑하려고 도포입고, 향사나 지내서야 되겠나?"라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할려면 제대로 해야지. 집이나 덩그렇게 지어놓고, 향사 지내는 것도 나랏돈 땡겨 가지고 제수 사놓고 향사 지내고 그래 놓으면 되나? 향사지내는 그걸로 목에 힘줄라 그러면 되겠나?"라며 한탄했다. 


유태규 선생은 "이번 호계서원 복설을 한 것부터 잘못된 것이고, 국고로 한국국학진흥원에 복설하는 것에서 문제가 커졌다. 복설하면서 스승과 제자를 한꺼번에 향사를 모시는 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궁여지책으로 스승과 제자를 한 자리에 향사를 모신 것인데,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안동의 유교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유림들은 호계서원에 퇴계선생의 위패가 이미 없어진 상태이니 그 제자인 학봉 등의 위패도 함께 치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퇴계를 위한 서원에 퇴계의 위패가 없는데 그 제자들의 위패가 존치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시에서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모습을 여태까지 보이고 있다. 지금은 결국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위탁을 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시에서도 한국국학진흥원이 맡아서 관리를 할 것이라고 끌어 가는 분위기이다. 현재 그런 명분을 만들기 위한 용역을  하고 있는 것도 안동시의 웃기는 모습 중의 하나이다. 


퇴계의 후손은 이런 곳(한국국학진흥원)에 우리 조상을 모실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호계서원은  말 그대로 퇴계서원이다. 그런데 퇴계위패가 나오면서부터 이미 그 호계서원의 노릇을 할 수 없어 서원의 의미가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이다. 


퇴계 위패가 나오면서부터 건물만 있고 내용물은 없는 서원으로서의 역할은 끝이 난 거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조상을 욕보이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퇴계의 제자들의 후손들은 위패를 빨리 치우는 게 옳다는 것이 안동 유림들의 뜻이다. 퇴계종손이 위패를 치울 때에는 단순한 생각에서 행해진 일은 아니다. 


유태규 선생은 이러한 마음을 글로 적어 권기창 시장에 전하기도 했다. 









유태규 선생의 말을 요약하자면 '나랏돈을 끌여와 지은 서원에 스승과 제자의 향사를 함께 지내는 일이  옳은 일이 아니다.  퇴계의 종손이 이미 스승의 위패를 치웠으니 제자들의 위패도 치우는 것이 도리이다'라는 것이다. 또, 이미 지어진 서원은 후진양성을 위해 쓰면 될 일이라는 것인데, 퇴계를 위한 향사도, 그 제자들을 위한 향사도 나랏돈을 빌어 지내는 것이 양반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안동사람들만의 특유의 명분을 위한 고집과 서열을 중시하는 동양철학의 禮에 대한 생각은 안동사람들만이 아는 것이다. 그래서 국학진흥원 원장이었던 김병일 원장이 아무 생각 없이 호계서원을 국학진흥원에 들였던 것이다. 



호계서원은 이제 퇴계선생의 향사를 위한 곳이 아니다. 용역을 해서 어떤 관리를 해나갈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퇴계의 사상을 전수받아 안동의 유교사상을 지키려는 의지가 진심인 유림들은 퇴계와는 상관없는 호계서원으로 후진양성에나 쓰기를 바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안동 #호계서원 #김병일 #유태규 #한국국학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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